애나벨은 인형을 좋아해
애나벨은 인형을 정말 좋아해요. 정작 다루는 걸 보면 그렇게 느껴지지 않지만요. 그 애는 딱히 얌전하게 놀진 않아요. 새로 사준 인형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데 일주일도 채 안 걸리죠. 그 뒤엔 엉엉 울며 우리에게 와선, 강아지처럼 순박한 눈을 거짓 눈물로 그렁그렁 채운 채 부서진 인형을 꼭 쥐고 있죠. 엄하게 해보려고 매번 노력하지만, 언제나 딸애에게 새 인형을 사줄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마음이 모질지 못하거든요. 최소한 우리는 더 이상 비싼 인형은 사주지 않아요. 그런다고 특별히 오래 버텨주지 못한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은 까닭이죠. 며칠이면 딸애가 그걸 갈가리 찢어버리고, 그게 가치가 있는지 어떤지도 신경 쓰질 않는단 말이에요. 그게 우리가 낡고, 해지고, 손상된 인형들을 갖다주기 시작한 이유죠. 중..
공포단편 번역
2020. 4. 16.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