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유서
“켜졌나? 테스트. 좋아, 작동하는군.” “제 말을 듣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걸 듣고 있다면, 어, 음…. 유감입니다.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걸 여러분들도 이해했으면 합니다만, 전 자살할 겁니다.” “사실 줄곧 생각해오던 일이었습니다. 제 삶은 말하자면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제대로 된 게 아무것도 없는 기분이었죠. 아시겠어요? 하지만 마침내 결심했습니다. 마침내 때가 왔다고 생각했지요.” “자, 지금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압니다. ‘생명을 끊지 말아요! 우리 모두가 당신을 필요로 한다고요!’ 아무렴 그럴까요. 누구도 제가 필요 없고, 아무 데에서도 절 원하지 않아요. 이 세상이 절 깔아뭉개는 만큼이나 전 이 세상을 증오합니다. 그래서 생각건대 제 삶을 가치있게 만들려거든 스스로..
공포단편 번역
2020. 6. 3. 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