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졌나? 테스트. 좋아, 작동하는군.”
“제 말을 듣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걸 듣고 있다면, 어, 음…. 유감입니다.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걸 여러분들도 이해했으면 합니다만, 전 자살할 겁니다.”
“사실 줄곧 생각해오던 일이었습니다. 제 삶은 말하자면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제대로 된 게 아무것도 없는 기분이었죠. 아시겠어요? 하지만 마침내 결심했습니다. 마침내 때가 왔다고 생각했지요.”
“자, 지금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압니다. ‘생명을 끊지 말아요! 우리 모두가 당신을 필요로 한다고요!’ 아무렴 그럴까요. 누구도 제가 필요 없고, 아무 데에서도 절 원하지 않아요. 이 세상이 절 깔아뭉개는 만큼이나 전 이 세상을 증오합니다. 그래서 생각건대 제 삶을 가치있게 만들려거든 스스로 세상을 뜨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항상 뭔가 바꾸고 싶었어요. 알아요? 내 삶에서나 사회적으로나 둘 다요. 항상 뭔가로 남고 싶었어요. 뭔가로든 기억되고 싶었다고요. 유명인처럼 말입니다. 아니면 영웅이라든가. 큰 거 한 방 정도는 먹이고 사라지고 싶었어요. 그게 너무한 요구입니까?”
“그럴지 모르죠.”
“…그럴지도 모르지요.”
“그게 제가 결심한 이유입니다. 만약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면, 정말 큰 거 한 방은 먹여주겠다고요. 많은 이들의 하루를 바꿔주겠다고요. 날 의심한 모두가 그 값을 토해내도록 만들겠다고요.”
“여러분, 유감입니다. 여러분을 이런 일에 끌어들여 미안해요. 그렇지만 정말 큰 거 한 방은 먹일 수 있겠지요.”
“지금까지 기장이었습니다. 현재 본 비행기의 탑승객은 150명입니다. 대강 그쯤 된다는 말이지요. 조종석에까지 여러분의 비명이 들리는군요. 그냥 내려놓으세요.”
“왜냐면 제가 여기 틀어박힌 채 이대로 목숨을 끊거들랑… 정말 큰 폭발이 어차피 일어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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