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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유서

공포단편 번역

by 글문어말슴 2020. 6. 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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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졌나? 테스트. 좋아, 작동하는군.”

 

제 말을 듣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걸 듣고 있다면, , . 유감입니다.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걸 여러분들도 이해했으면 합니다만, 전 자살할 겁니다.”

 

사실 줄곧 생각해오던 일이었습니다. 제 삶은 말하자면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제대로 된 게 아무것도 없는 기분이었죠. 아시겠어요? 하지만 마침내 결심했습니다. 마침내 때가 왔다고 생각했지요.”

 

, 지금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압니다. ‘생명을 끊지 말아요! 우리 모두가 당신을 필요로 한다고요!’ 아무렴 그럴까요. 누구도 제가 필요 없고, 아무 데에서도 절 원하지 않아요. 이 세상이 절 깔아뭉개는 만큼이나 전 이 세상을 증오합니다. 그래서 생각건대 제 삶을 가치있게 만들려거든 스스로 세상을 뜨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항상 뭔가 바꾸고 싶었어요. 알아요? 내 삶에서나 사회적으로나 둘 다요. 항상 뭔가로 남고 싶었어요. 뭔가로든 기억되고 싶었다고요. 유명인처럼 말입니다. 아니면 영웅이라든가. 큰 거 한 방 정도는 먹이고 사라지고 싶었어요. 그게 너무한 요구입니까?”

 

그럴지 모르죠.”

 

그럴지도 모르지요.”

 

그게 제가 결심한 이유입니다. 만약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면, 정말 큰 거 한 방은 먹여주겠다고요. 많은 이들의 하루를 바꿔주겠다고요. 날 의심한 모두가 그 값을 토해내도록 만들겠다고요.”

 

여러분, 유감입니다. 여러분을 이런 일에 끌어들여 미안해요. 그렇지만 정말 큰 거 한 방은 먹일 수 있겠지요.”

 

지금까지 기장이었습니다. 현재 본 비행기의 탑승객은 150명입니다. 대강 그쯤 된다는 말이지요. 조종석에까지 여러분의 비명이 들리는군요. 그냥 내려놓으세요.”

 

왜냐면 제가 여기 틀어박힌 채 이대로 목숨을 끊거들랑정말 큰 폭발이 어차피 일어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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