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의 나는 고도비만이었다. 항상 손에는 먹을 게 들려 있었고 스스로를 조절할 수도 없었다. 그런 자신이 미웠고 계속해서 살을 빼야 한다고 되뇌었다.
부모님이 게을러서 끼니는 보통 테이크아웃으로 때웠고 부엌엔 군것질거리가 즐비했다. 좀 더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다고 계속 부탁했지만 두 분은 결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두 분은 건강을 챙기지 않았고 모두 내가 20대일 때 돌아가셨다. 그즈음 나는 독립해서 꽤 많은 살을 뺐다. 난생처음으로 내 몸을 보는 게 행복해졌다.
그 뒤 남편을 만나 완벽한 결혼생활에 골인했다. 둘의 의견이 맞지 않던 순간은 별로 없었는데, 그중 한 가지가 살찌는 음식은 절대로 부엌에 들이지 않겠다는 내 선언이었다. 그이는 마음에 들어 하지는 않았지만 동의해주었다.
우린 뭐든지 해줄 수 있을 만큼 사랑하는 딸을 낳았다. 한 가지 흠은 살찐 그 애가 음식을 조르는 모습을 볼 때마다 어릴 때의 내가 떠오른다는 거다.
나는 소파에 앉아서 그 퉁퉁한 뺨을 쳐다보다가 아이에게 다이어트를 시키기로 결심했다. 앞으론 달라고 할 때마다가 아니라 하루에 한 번만 먹여야겠다. 지금도 우유를 달라고 요람 속에서 뒤척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오냐오냐해주지 않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