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여왕은 분명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녀가 스스로를 왕이라 칭하매 누구도 그것을 막지 못했지요.
그러므로 여인은 여왕이 되었습니다.
여왕은 이 세상 모든 부의 주인이매 지구의 모든 나라는 그녀의 것이었습니다.
무엇이든 그녀의 바람이 곧 법이요, 누구도 감히 그녀를 거역할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누구도 탄압하지 않되, 반대로 한없이 자애로운 군주 또한 아니었습니다.
그저 이 땅을 다스리기만 했을 뿐.
철찌꺼기로 만들어진 왕좌에 앉아, 그녀는 한때 백악관이 있던 지평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습니다.
인류의 여왕이 그 마지막 숨을 뱉되, 누구도 그녀를 위해 울어주지 못했습니다.
누구도 그녀의 장례를 치러줄 수 없었습니다.
인류의 여왕이 방사선에 절어 눈을 감되, 그 뒤편으로는 누구도 없는 세계가 펼쳐진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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