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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시가 되면은(At Midnight, All Is Undone)

공포단편 번역

by 글문어말슴 2019. 11. 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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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외동으로서, 공주는 늘 부족함 없이 자랐습니다.

 

시종이 호박마차를 타고 자정의 파티에 간 공주 이야기를 들려준 날부터, 그녀는 가만히 있지 않았지요. 공주는 이야기에 나온 것과 꼭 같은 마차를 원했습니다. 다른 어떤 것도 그녀를 만족시키지 못했고, 공주 스스로도 그런 식으로 마음을 굽히려 하지 않았습니다.

 

왕은 많은 마법사와 주술사들을 모아놓곤 일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모두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할 뿐이었지요. 뇌물과 위협과 끝끝내 혹독한 고문을 겪고서도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왕은 스스로 마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실패 끝에 그는 호박을 근사한 백색 마차로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왕이 그녀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보자, 공주는 기쁨에 겨워 새된 소리를 뱉었습니다. 마차는 끄는 말이 없이도 바람처럼 움직였고, 공주의 지시에도 즉각 반응했으며, 심지어 그녀에게 말을 걸 수도 있었습니다. 딸이 기뻐하는 것을 보며, 왕은 낮이고 밤이고 그녀가 하루 종일 마차를 타고 놀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공주는 궐의 시계가 자정을 알릴 때까지도 마차에 타고 있었습니다.

 

공주의 근위병과 시종의 비명을 듣고, 왕은 잽싸게 뛰어나갔습니다. 방금 전까지도 마차가 있던 곳에 이제는 평범한 호박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공주는 온데간데없이요.

 

공포에 질린 채로, 왕은 호박에게 껍질을 열어 보일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것이 명령에 따르자, 왕은 공주가 어디로도 사라지지 않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호박 껍질 속은 덩이진 살코기와 뼛골, 궐에서 가장 곱고 섬세한 비단옷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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