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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지났지?

공포단편 번역

by 글문어말슴 2021. 5. 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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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난 스무 살이었다. 오늘은 쉰세 살이다.

 

이가 전부 흔들리거나 썩어버린 것을 느끼며 나는 눈을 떴다. 머리칼은 발까지 내려오고, 손발톱은 설탕 가닥처럼 뱅뱅 꼬여 자라 있었다. 허기지거나, 목마르거나 몸이 위축된 기분은 들지 않았다. 침대보가 꼬질꼬질하긴 했지만.

 

집은 엉망진창이었다. 가느다란 햇살이 낡은 지붕을 숭숭 뚫고 내려왔다. 구멍 난 파이프에서는 더러운 물이 새고, 어디에나 몇 센티씩 먼지가 쌓여 있었다.

 

지구 궤도가 마치 프리즘 같은 먼지 입자로 켜켜이 둘러싸여 있다는 것부터 설명을 시작해야겠다. 천문 관측 결과 그 입자층들은 광자(光子)와 독특한 상호작용을 일으켜 양자 취약점에 영향을 미쳤다.

 

어제 일어난 일은 그 첫째 층이 우릴 덮친 것이었다.

 

그 결과로(특수한 원자시계가 지구와 입자층의 충돌 순간 기록한 바로는), 양자 영역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모든 물질들이 노화된 것이다.

 

대략 1041379416: 33년을.

 

그 뉴스를 보고, 나의 가망 없는 미래를 보고 울던 것이 기억난다.

 

무딘 가위로 손발톱을 자른 뒤, 나는 화장실의 빛바랜 거울 앞에서 빼낼 수 있는 이를 모조리 빼냈다. 그리곤 머리와 수염을 거칠게 잘랐다. 심슨 일체형 옷은 아직 입을 수 있었다.

 

바깥에서 나는 입자층이 남겨놓고 간 폐허를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시신은 별로 없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아예 죽었거나 집안에 머물렀던 모양이었다.

 

수십 년 동안 쑥쑥 자란 식물들이 모든 곳을 뒤덮고 있었다. 아무것도 그 일을 막을 수 없었다. 무너진 건물들은 거의 보이지도 않았다. 기계류는 녹슨 기어나 부식된 전선 때문에 멈춰선 채였다.

 

하늘에는 새가 한 마리도 없었다. 잔해 무너지는 소리가 드문드문 불편하게 침묵을 갈랐다. 알아들을 수 없는 사람 목소리도 섞여 들려왔다.

 

수명이 짧은 동물들은 아마 모조리 멸종했으리라.

 

쉬기 위해 멈추자 내 몸과 뼈가 약해진 것이 느껴졌다. 늙는 것은 힘들었다. 난 내 최고의 시절을 잃어버렸으니 더더욱.

 

누군가 날 지나쳐 시장 광장 쪽으로 달려갔다.

 

이리 와요!” 그가 소리쳤다. “시간이 얼마 없어요!”

 

그를 따라가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전부 벌거벗은 채로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다음 입자층이 덮치기 전에 임신한 사람이 있어야 해요!”

 

이해가 됐다. 나는 그들 틈에 섞여 처음 보이는 여자와 관계를 맺었다. 별로 내키는 상대는 아니었다.

 

난교는 살아남기 위한 것이었다: 감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성행위. 우리는 쓰라리고 기진맥진했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것이 인류가 멸종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결국에는 지쳐 쓰러졌다. 일어나자 내 옆의 사람이 피범벅이 되어 웅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방금보다도 더 늙게 느껴졌다. 다음 입자층이 도착했다.

 

나와 마지막으로 관계한 사람이 양갈래로 찢어졌다. 그녀의 아들아마도 내 아들일은 자궁에 든 채로 성장이 가속되어 바깥으로 튀어나왔다.

 

문제는 그가 침만 질질 흘리는 멍청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혼자서 걸을 수조차 없었다. 비슷하게 서른 살씩 먹은 다른 아기들도 전부 그럴 것이고.

 

다음 입자층이 덮치기 전에 내가 죽는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뻤다.

 

그리고 인류도, 아마, 머잖아 나와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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