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바 이모를 처음 만난 건 내가 여덟 살일 때에요. 이모는 큰 초록색 눈동자에 깨끗한 피부를 갖고 있어요. 길고 곱슬곱슬한 갈색 머리는 날 닮았죠. 이모를 좀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겠지만 그 전엔 엄마가 아무 말도 해주질 않았어요. 그 뒤로도 절대로 좋은 말은 해주지 않았죠. 자기 여동생인데 말예요. 엄마랑 나는 서로 이모를 다르게 말해요. 엄마가 이모를 무책임하다고 말하면, 난 자유롭다고 말하죠. 엄마가 이모의 단점을 볼 때, 나는 이모의 멋진 점들을 봐요.
이모는 주말마다 와서 침울한 우리 집을 활기차게 만들어줘요. 매번 올 때마다 그리고 ‘마법이 걸린’ 선물들을 하나씩 주죠. 이모가 사준 어떤 펜던트는 그 안에다 소원을 속삭이면 그게 정말로 이루어지는 물건이래요.
몇 년이 흐르며 나와 사티바 이모가 붙어있을수록 엄마는 점점 더 질투가 심해졌어요. 엄마는 사티바 이모가 “헤픈 여자”라느니 “발랑 까진 년”이라고 내게 말했어요. 말하는 내내 술 냄새를 풍겼지요 아무렴. 그런 말을 귀담아들은 적도 없고 이모에게 전해준 적도 없어요. 사티바 이모는 우리 엄마를 사랑하거든요. 이모는 우리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많이 구해줬는지 이야기하죠. 엄마가 그녀를 위해서 많은 것들을 내려놓았다나요.
하지만 나랑 엄마 사이는 나빠지기만 했어요. 잠깐 사티바 이모네서 지내겠다는 내 따귀를 그녀가 후려치면서 더 이상 참지 못할 지경이 되었지요. 내 방으로 달려가 이모에게 전화를 걸자 십 분 뒤에 그녀가 도착했어요.
아래층에선 둘이 말싸움하는 소리만 들려왔지요. 둘의 고성이 벽에 울리고, 날카로운 말들이 내 머릿속을 꿰뚫고 지나갔지요. 그게 멈췄으면 했어요.
나는 사티바 이모랑 같이 살고 싶었어요.
나는 이모가 준, 소원을 이루어주는 펜던트를 쥐었어요.
“우리 엄마가 갑자기 심장이 멎어버렸으면 좋겠어요.” 나는 펜던트의 안에다 속삭였어요.
아래층의 소란이 멈추더니 뭔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달려간 나는 충격에 얼어붙었어요. 우리 엄마는 눈물만 그렁그렁한 채로 아직 살아있었거든요.
나는 엄마가 왜 울고 있는지 보고 공포에 휩싸였어요.
사티바 이모가 쓰러져 있었어요.
눈을 감지도 못한 채, 뻣뻣한 몸으로.
마치 그녀의 심장이 갑자기… 멎어버린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