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하우스 농장에는 새벽 세 시 사십삼 분에 도착했습니다. 익명의 전화가 실종된 아이는 거기 있다고 했거든요. 으음, 데이브, 아니 데이비드요.
데이비드 린필드 말입니까?
맞아요. 그 애예요. 사라진 지 일 년쯤 지나서 거의 죽은 셈 되었죠. 몇몇 등산객들이 플레처 봉우리 근처에서 그 애의 찢어진 옷가지를 발견한 뒤엔 더더욱. 그 근처에는 퓨마도 살고, 뭐 대충 아실 겁니다.
압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농장에서 데이비드를 봤다고 했어요. 그래서 기관에서는 절 보내 둘러보라고 했죠.
당신만 간 겁니까?
음, 그래요. 솔직히 우리도 진짜 찾을 거라곤 생각 못 했거든요. 알잖습니까.
그리고 농장에 도착했군요.
그래요. 그 농장. 아시다시피 버려진 지 수십 년은 됐죠. 그, 음, 사건이 일어난 뒤에요.
거기 살던 가족들 말이죠.
고약한 일이에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벌어졌죠, 아무튼, 우선 농가부터 샅샅이 뒤져보기로 했어요.
그리고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먼지랑 새똥 빼고.
그래서 청소를 했나요?
네. 삼십 분쯤 걸렸죠. 시간 낭비만 했어요. 그리곤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근데 있잖아요. 헛간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어요.
좀 더 자세히 묘사할 수 있겠습니까?
글쎄요, 꽥꽥하는 소리? 소름 끼치게 높은 그런 소리요. 사슴이나 뭐 그런 게 갇혀서 다쳤거나 한 줄 알았어요. 그래서 들어가기 전에 엽총부터 단단히 쥐었습니다.
안에 뭐가 있었습니까?
뭔지 존나 잘 알고 있잖아요, 젠장.
기록에 남겨야지요, 헨리.
좋아요, 니미. 그 애를 찾았어요. 안 그럽니까. 데이비드 염병뭐시기하는 린필드요.
어디서요?
그 염병할 헛간에서요, 조나.
자세히 말해줘요, 헨리.
상자에 들어있었어요. 헛간에 들어가자마자 보인 게 그거였어요, 우라질 나게 작은 상자. 한 변이 육십 센티미터쯤 됐나 모르겠어요. 그 소리는, 꽥꽥거리는 소리는 더 커졌어요.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상자에 난 틈으로 눈길을 얼핏 봤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그게 그 애라고 알았죠.
그래서 상자를 열었나요?
네, 음, 으음. 씨발.
헨리, 괜찮아요?
흐, 예. 니미. 미안합니다.
뭘 봤지요?
어, 어, 설명하기 힘들어요. 그 애가 상자에 들어 있는 게 아니라, 왜 있잖아요. 그 애 자체가 상자였어요.
무슨 뜻입니까?
납치범이 그 애를 낚아챈 날 곧장 그 애를 거기 밀어 넣은 것 같더군요. 팔다리를 씨발 다 부러뜨리면서까지, 그 자그마한 상자에 욱여넣었어요. 그러니 그 애 몸이 나을 때쯤엔….
쯤에는?
뭐, 그 모양 그대로 굳어버렸죠. 몸이 상자가 됐어요.
그 뒤에는요?
그 뒤에는 씨발 내 창자가 다 쏟아질 때까지 토했죠. 손전등을 들고 헛간의 다른 구석이 어떤가 보기 전까진 말입니다.
왜 그랬나요?
꽥꽥거리는 소리가 더 있었거든요.
다른 상자들이라.
으, 으으, 아, 그래요. 몇 다스는 있었어요. 몇 다스나 되는 인간 상자들.
초기 대응반 말에 따르면 당신이 데이비드를 상자에서 꺼내려고 했다지요.
허, 으으. 미안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지요?
내가 어, 내가 걔를 상자에서 들어 올렸지요.
그리고요?
애가 나를 봤어요. 그 니미럴 무너진 얼굴에 달라붙은 커다란 눈으로. 그리곤 그 애가, 으윽.
그 애가 뭘요?
웃었어요. 씨발 웃었다고요. 그리고 내가 평생 못 잊을 말을 했어요.
그 애가 뭐라고 말했습니까?
다시 넣어주세요. 그 애가 그러더군요. 날 집에 넣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