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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NewYear)

공포단편 번역

by 글문어말슴 2020. 2. 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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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도시가 봉쇄되었다. 무섭다. 누가 우릴 도와줬으면. 엄마의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

 

126

엄마가 전화했다. 의사들이 그녀를 Golden Lake 병원으로 옮긴다고 한다. 이게 좋은 소식인지, 그 반대인지 모르겠다.

 

128

엄마가 돌아가셨다. 댓글 막아둠. 지금도 충분히 힘들다.

 

129

아빠가 CT 스캔을 받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밖에서 기다리며 거리를 쏘다니고 있다. 이렇게 우울한 적은 난생 처음이다.

이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을 거야. 그래도 난 아빠랑 같이 있을 거다, 끝까지.

 

22

아빠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아빠가 엄마를 병원으로 데리고 간 날과 똑같다. 124일이었지.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마지막으로 엄마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오늘은 가랑비가 내리고 있다. 아빠가 병동에서 날 쫓아냈다. 앞으론 찾아오지 말라고 했다.

 

24

전날 밤엔 엄마의 꿈을 꾸지 않았다. 하지만 꿈속에서 내가 엄마를 찾아다녔다.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 엄마를 봤냐고 물어봤다. 그리고 아빠가 아파진 걸 아는지, 딸이 엄마를 찾아다니는 것도 알고 있는지 물어봤다.

 

2723:34

폐가 망가져서 죽는 건 잔인한 일이다.

엄마, 아빠의 영혼을 이끌어 주세요. 더 이상 아프지 않게 숨 쉴 수 있는 곳으로. 제 걱정은 하지 말아요. 오늘은 아빠한테 내 얼굴, 목소리, 점을 기억해달라고 말했어요. 어린 내가 길을 잃으면 그걸로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엄마가 예전에 놀렸잖아요. 엄마랑 아빠도 이제 날 다시 만나면 그걸로 알아볼 수 있을 거예요.

 

274:00(추정시각)

아빠, 더 이상 볼 수가 없네요. 먼저 엄마랑 만나서 날 기다려 주세요. 같이 집에 가요.

 

2812:00(추정시각)

무서워. 나한테도 증상이 나타났어.

 

 

 

 

(이 밑으로 원글 작성자 댓글)

 

#이 글은 중국 소셜 미디어에 한 소녀가 작성한 글을 모아 하나로 합친 것입니다. 그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진 우한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재난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하여 포스트를 번역했습니다.

 

#1월 25일은 2020년 중국의 새해기념일입니다. 그리고 전날인 24일에 보통 온가족이 모여 식사를 합니다. 2월 8일은 중국의 정월대보름으로 그 해의 행운과 행복을 기원하며 단 만두(?)를 나눠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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