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께선 이 세상을 7분 만에 만들었다고 한단다.” 엄마가 말했다. 나는 그녀의 무릎에 앉아 아이들이 공원에서 뛰노는 것을 지켜보았다.
“정말요? 지금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인걸요.” 나는 고개를 돌렸다.
“내가 널 사랑하는 것처럼 정말이란다.” 엄마가 웃었다. “그리고 이제 너도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배울 때가 되었구나. 신께서 이 세상을 만들었단다. 가루와 잿더미, 천상의 물줄기로 우리를 만들었단다. 그리고 신께선 우릴 이 에덴의 중심에 두시어 언제나 누구도 굶주리지 않게 하셨지.” 엄마가 내 머릴 쓰다듬었다.
“나도 가루에서 생겼어요?” 내가 물었다.
“그건 아니란다, 얘야. 엄마가 널 낳았거든. 난 또 내 엄마로부터 생겨났지. 우리 이전에는 그 모든 시작까지 쭉 뻗어 올라가는 세대들이 있단다.” 엄마는 공감한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너도 곧 자식을 갖게 되겠지.”
나는 조용해졌다. 내가 나만의 아이를 갖게 될 때를 떠올려 보았다.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전설에 따르면 모든 것이 끝나는 날, 신께서 이 세상에 내려올 거라고 해. 그리고 위대한 고난의 날이 지펴진 뒤, 거대한 화염이 이 세상을 모조리 집어삼킬 거라고도 하지.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란다. 불이 지나가면 정화의 날이 오고, 우리는 모두 신과 함께할 수 있어.” 멍해진 내게 엄마가 말했다.
“…그건… 무섭게 들리네요.” 나는 불안하게 말했다.
“그럴 수 있지. 하지만 걱정하지 말렴. 어디까지나…” 엄마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소리가 잦아들었다. 나도 따라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하늘이 붉게 변하는 것을 보았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 나는 공포에 질렸다.
“걱정하지 말렴, 아가.” 엄마는 날 강하게 안아주었다. “때가 왔단다. 이것만 기억하렴. 내가 항상 널 사랑한다는 것만.”
공기가 순식간에 달궈지는 게 느껴졌다. 살결에 물집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들끓는 바람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엄마! 엄마아아!” 나는 그녀의 품에 안겨 울부짖었다. 타들어 가는 소리가 모든 곳에서 나고, 아픔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지경이었다. 단말마와 함께 난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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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반죽에 효모 넣었어?” 셰프가 준비실에서 물어왔다.
“네, 넣었어요.” 제빵사가 대답했다.
“그럼 슬슬 발효가 다 되었겠군. 틀에 담아서 오븐에 넣도록 해.”
“네, 셰프. 첫판 넣었습니다.” 그녀는 오븐에 대고 손짓했다. “이제 막 두 번째 판 틀에 넣는 중이에요.”
“좋아. 이제 가게 열자고.”
“네,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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