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는 스웨터를 좋아했습니다. 그는 터틀넥을 입을 때마다 울이 그의 팔에 스치며 솜털에 정전기를 일으키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딱 맞는 단추들이 달린 새 카디건을 찾을 때마다 짜릿한 감각이 느껴졌습니다. 단추의 종류는 동물의 뿔이 가장 좋았고, 너무 비싸지만 않으면 상아제도 괜찮았습니다. 점퍼, 풀오버, 저지; 제이는 그들 모두를 수집했습니다. 8월에 무더기로 사서 가을과 겨울에 입곤 했지요.
어느 날 밤, 테라스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던 제이는 별똥별을 보았습니다. 그날은 쌀쌀했지만 제이의 두꺼운 체크무늬 스웨터에는 이길 수 없었지요. 그러나 산들바람에 점차 봄의 그림자가 드리움에 따라, 제이는 알았습니다. 얼마 못 가 날이 풀리면 다시… 티셔츠 따윌 입던 나날로 돌아가야 할 것을요.
“나는 세상이 다, 그러니까 스웨터였으면 좋겠어, 모두 다 스웨터인 거지.” 제이는 거나하게 취한 채로 웅얼거렸습니다. 별똥별은 네온 파랑색으로 잠시 번쩍였습니다. 마치 “소원 참 괴상한데, 암튼 알았어.”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그리곤 눈앞에서 사라졌지요, 하늘로 번지며 마치 바다로 빗방울이 하나 떨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다음 날 아침, 제이는 아이들의 비명을 들으며 일어났습니다. 그는 침대에서 거꾸러지며 쌍둥이들의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때가 제이의 비명이 더해진 순간이었습니다. 그의 다섯 살 먹은 아들들, 댄과 존이 바닥에 누워있었습니다. 한 무더기의 뱀떼처럼 굼실거리면서요. 그들의 괴로움을 불러일으킨 요인은 명백했습니다. 아이들의 팔다리가 사라진 자리를 직물이 대신하고 있었지요. 사파이어 색조의 털실을 이은 바늘땀이 십자무늴 만들며 둘의 목과 얼굴을 뒤덮었습니다.
제이가 무력하게 그것을 지켜보는 동안 둘의 살갗 아래로 새로운 털실들이 나타났습니다. 겁에 질린 눈을 억누른 뒤 소리치는 입을 꿰매 잠갔습니다.
“아빠, 기분이 이상해요.” 제이의 뒤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는 문턱에 선 딸 에리카에게로 몸을 틀었습니다. 쌍둥이들처럼, 에리카도 변하고 있었지요. 사라진 얼굴의 절반을 보드라운 붉은색 캐시미어가 메우고 있었습니다. 에리카가 입을 열자 제이는 그 안에 이가 전혀 없는 것을 보았습니다. 대신 들어찬 것은 큼직하게 덩어리진 실 가닥들이었지요.
에리카는 숨을 쉬지 못했습니다. 제이가 미처 다가가기도 전 변형이 모두 끝났습니다. 바닥에 나동그라진 에리카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닌, 꿈틀거리는 방직물에 불과했습니다. 제이는 뒤로 돌아 쌍둥이 또한 그리된 것을 보았습니다. 둘이 있던 곳에는 이제 두 개의 동일한 인디고 점퍼가 반듯이 누워있었습니다. 마치 범죄 현장에 분필로 그린 윤곽처럼 말이지요.
제이는 그날 내내 쌍둥이의 침실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세 벌의 새로운 스웨터를 꼭 움켜쥔 채로 말이지요. 그가 흐느끼자 눈물이 옷감에 스몄습니다. 마침내 그는 거실로 나갈 수 있었고 누군가 틀어놓고 내버려 둔 텔레비전을 보았습니다. 아나운서들은 패닉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전 세계에 걸쳐 사람들이 스웨터로 변하고 있었지요. 그들의 몸뚱어리가 한 줄 한 줄 떨어져 나갔습니다.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야.” 제이가 읊조렸습니다. 리클라이너에 앉은 그의 무르팍에는 한때 그의 아이들이었던 것의 잔해들이 뭉뚱그려져 있었습니다.
몇 시간이나 그는 텔레비전을 보았고 결국 화면이 나가며 백색소음만이 송출되었습니다. 한기를 느끼며 제이는 댄을 입으려 했습니다. 스웨터가 너무 작아 제이는 옷을 잡아당겼습니다.
옷이 엉망으로 찢어졌습니다. 그리고 스웨터가 비명을 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