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겠고 전에 본 기억도 없다. 몇 달 전 집 밖으로 나서던 찰나 내 차 옆에서 누더기를 걸친 남자가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세요. 저희 집 거실을 당신의 미납 요금 고지서로 장식하고 싶어요.” 그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날 약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그는 무심하게 떠나갔다. 그와 만난 직후 상사가 내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목소리는 이상하게 들렸다. 마치 조종당하는 것처럼.
“잘 지냈나 마틴? 자네가 미납 요금 고지서를 받을 수 있도록 자네를 해고하겠네. 그래야 장식자께서 그의 거실 벽을 바를 수 있겠지.” 상사가 말했다.
나는 그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 대답도 얻지 못했다. 이 일을 부당해고 건으로 법정까지 끌고 가자, 판사와 변호사는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것처럼 보였다. 판사는 내가 잘린 것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며 그것은 장식자께서 그의 집 벽을 장식하기 위해 내가 미납 요금 고지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지원한 모든 회사들도 똑같은 이유로 나를 반려했다. 장식자의 거실 벽에 발릴 미납 요금 고지서가 내게 배송되어야 한다는 까닭이었다.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하자 순식간에 수도세, 난방세, 담보금, 전기료 그리고 세금 관련 미납 고지서까지 내게 덤벼들었다. 그것들이 사라지더니 머지않아 장식자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당신으로부터 충분한 미납 요금 고지서를 받았기에 나의 거실 벽을 예쁘게 꾸밀 수 있었어요.’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마침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지만 어느 날 슈퍼마켓에서 장식자와 마주쳤다. 그는 “내 현관 벽을 당신 가족의 부고 기사로 도배하면 멋지겠군요.”라 말하곤 그대로 가버렸다.
나는 경찰을 불러 일어난 모든 일을 말해주었지만 그들은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선생님, 물론 장식자께서 현관 벽에 바르기 위해 선생님 가족의 살해 소식을 전하는 부고 기사를 원하기 때문에 선생님의 가족들은 죽어야 합니다.”
나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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