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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계획

공포단편 번역

by 글문어말슴 2020. 8. 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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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에 드라이브나 나가자고 그녀를 설득했다. 우리 둘만 있을 수 있는 한적한 곳으로 가자고도 했다. 산에 올라간 뒤 차를 세우고 둘이서 산책이나 좀 하자고 불러냈다.

 

필요한 건 다 갖춰져 있었다. 일주일 전에 아내 차를 빌리면서 삽이랑 노끈이랑 곡괭이를 가져왔다.

 

그녀는 평화롭게 죽었지만 진짜 힘든 건 땅 파는 일이었다. 빨리 해치우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아침이 되기 전 깊은 구덩이를 파 아내를 완전히 덮어야 했다.

 

기나긴 밤이었다. 범죄 현장을 완벽히 갈아엎고 위장할 무렵 딱 동이 터오고 있었다.

 

하도 힘을 써서 탈진한 몸이 쑤셔댔다. 이대로 출근하면 죽을 것 같겠지만, 그래도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았다. 내 폰은 내내 집에 있었고 달래 이곳으로 움직인 것을 추적할 수단도 없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차를 몰고 누구의 의심도 받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피로로 눅진해진 몸을 운전석에 욱여넣던 찰나, 차 키가 그녀의 주머니에 들어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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